Pray with the Pope

교황님 기도지향

12월 교황님 기도지향: 분쟁 지역의 그리스도인들

 

12월 교황님 기도 지향: 분쟁 지역의 그리스도인들

전쟁이나 분쟁 지역, 특히 중동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와 화해와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글_ 정회강 베드로 신부)

 

12월, 전 세계가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이 거룩한 시기에, 이제 더 이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울리는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되새깁니다. 교황님은 교황직에 오르신 뒤 지속적으로 중동 지역의 평화와 그곳의 고통받는 그리스도인들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쏟으셨습니다. 특히 현재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전쟁과 인도적 위기 앞에서, 그분의 평화 메시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유언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밤 우리의 마음은 '평화의 왕'이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다시 한번 거부당한 베들레헴에 있습니다.” (2023년 12월 24일, 성탄 전야 미사 강론)


교황님은 무력 충돌이 확산하던 상황에서, 전쟁을 ‘절대적인 실패’로 규정하고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셨습니다.

“전쟁은 항상 부조리하고 항상 실패일 뿐입니다.” (2024년 3월 31일, 부활 메시지) “이는 아무 데도 이르지 못하는 길이며,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지 못하고 모든 희망을 질식시킵니다.” (2024년 4월 12일, 알-아라비야 네트워크 메시지에서)


교황님은 특히 공격과 살상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가자 지구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청하셨습니다.

“충분합니다! 멈추십시오! 아이들은 누가 파괴해야 할 적인지 묻지 않고, 누구와 함께 놀 수 있는 친구인지 묻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무덤이 아니라, 집과 공원과 학교가 필요합니다.” (2024년 4월 12일, 알-아라비야 네트워크 메시지에서)

 

여전히 많은 중동인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그중에는 그리스도인도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받는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에게서 교황님께서 강조하셨던 박해받는 교회의 현실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납니다. 교황님은 2016년 산타 마르타 미사 강론에서 박해를 신앙인의 운명으로 받아들이십니다.

“박해는 교회의 일용할 양식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순교자'이며, 곧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증언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2016년 4월 12일, 산타 마르타 미사 강론)

이 ‘순교자’는 죽음을 넘어,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며 증언하는 모든 이들을 포함합니다. 중동의 소수 그리스도인이 신앙 공동체를 지키며 이웃과 대화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모습이야 말로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순교자적 증언입니다.

 

얼마 전 함께 공부했던 레바논 예수회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레바논의 고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던 그는 어느 날 관구장 신부님의 부르심에 면담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시리아의 본당에 가서 일할 예수회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는 “만약 사람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가겠습니다.”라는 대답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면담을 마치고 나온 뒤, 실제로 시리아 선교 결정이 났을 때, 정말로 큰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오랜 전쟁으로 사회 제반 시설이 망가져 있고, 생활 전반에 필요한 것이 부족하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곳에서 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께 기도를 드리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뒤, 주님께서 자신을 위로하시며 함께 하시는 것을 느끼고, 시리아에 있는 본당의 주임신부로 가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많은 가난한 곳이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도 기쁘게 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는 그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와 화해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선종하신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은 평화는 무력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건설된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은 취임 직후부터 ‘만남의 문화’를 역설하셨습니다.

“분쟁의 문화도, 대결의 문화도 민족 간에 화합을 이루어내지 못합니다. 오직 만남의 문화와 대화의 문화만이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2013년 9월 1일, 삼종기도 연설)

이 12월, 우리는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마음 깊이 새기고,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던 그 땅에 하루빨리 진정한 평화가 깃들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예수님의 마음으로 함께 연대하길 바라고, 그 길을 찾아 실행한다면, 현재의 고통 속에 있는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용기를 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가장 가슴 아픈 메시지는 분쟁이 극심했던 시기의 성탄 밤에 전해졌습니다. 교황님은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성탄 전야 미사 강론을 통해, 평화의 왕이 오신 땅의 비극을 탄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