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소식

[공지] [리포트] 2019 예수회 한국관구 직원 연수 : 우리 모두가 협력자입니다.

2019.11
26

본문

 2019 예수회 한국관구 직원 연수 리포트

We are collaborators. 우리 모두가 협력자입니다. 

KakaoTalk_Photo_2019-11-25-22-31-42.jpeg

 

We don’t have collaborators, we are collaborators. (우리에게협력자가있는것이아니라, 우리모두가협력자입니다.)

아르투로 소사 총장 신부가 UAP의 발표와 함께 초대한 협력에 대한 강한 메시지가 전하듯 예수회는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사명 안에서 오래도록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해왔다. 그들 안에는 예수회원도 있고, 평신도도 있고, 수도자들, 타 종교의 사람들도 있으며 여성도 있고 남성도 있었다. 이들은 언제나 다양한 사람들의 협력 안에서 하느님의 일을 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 사도직 안에서 여전히 팽배한 인식은 하느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주체는 성직자나 수도자 등 특별한 이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하다. 

2019년 예수회 한국 관구 직원 연수는 이러한 성찰 안에서 마련되었다. 매년 법정 필수 교육만을 실시하던 이전의 방식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통해 예수회와 같은 사명을 나누고, 예수회의 힘이 되어준 직원들을 협력자로서 초대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에 최근 새롭게 재정비를 마친 서강대학교 현리 철우 만레사 인성 교육원에서 1박 2일 간의 직원 연수가 실시되었다.

35명의 직원들이 함께 한 연수는 미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날의 독서로는 지혜서의 말씀이, 복음으로는 루카 복음 17장 20-25절이 봉독되었다. 미사를 집전한 박종인 신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기술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물음을 건네는 지금,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늘 하느님을 만나고 대화하는 기도 안에 깨어 있어야 한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예수회와 함께 협력하는 직원들이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우리의 사명을 완성하는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 격려와 감사를 전하며 직원 연수를 축복했다. 미사 이후에는 성희롱 성폭력 예방 교육과 직장내 괴롭힘 예방 교육이 이어졌다. 


KakaoTalk_Photo_2019-11-25-22-31-32.jpeg

 

올 해 직원 연수가 여느 때보다도 특별했던 이유가 된 시간은 바로 전주희 수사의 UAP강의였다. 사도직 안에서 예수회의 보편적 사도적 선택(UAP)을 듣고 알아가며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르겠으나 공동체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UAP는 그간 생소한 개념이었다. 전주희 수사는 향후 10년간 예수회가 함께 투신할 우선적이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이 선택들을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회심과 협력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불의한 세상 속에서 예수회가 ‘우리의 사명’이 아닌 ‘하느님의 사명을 함께 수행하는’ 수도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관의 회심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초대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공감했다. 한 공동체 자매님은 “아직 잘 이해가지는 않지만, 흑인과 백인 같은 인종차별이나 이런 것들도 깨는 개념인 것 같다.”라며 세상이 처한 컨텍스트 안에 있는 불의한 상황들을 생각해보도록 초대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UAP의 모든 깊이와 차원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과연 예수회와 함께 긴 호흡 안에서 일해온 협력자들이 맞았다. 강의를 진행한 전주희 수사 역시 ‘직원 모두가 경청하는 가운데 기쁘게 강의를 듣는 것을 보고 놀랍고 감사했다’고 전했다. 


직원 회의까지 마친 뒤 이어졌던 시간은 직원 연수 가운데 가장 큰 웃음꽃이 핀 시간이었다. 바로 관구가 한 해 동안 직원들의 노고를 감사하며 마련한 선물 증정의 시간이다. 이를 위해 전찬용 신부가 특별히 준비한 빙고게임을 진행했다. 놀라운 것은 유일하게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자매님이 1등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이다. 또 한 번 겸손의 미덕을 느끼며 유쾌하게 모든 직원 연수의 공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그날 밤, 특별한 직원을 따로 만났다. 올 해로 27년 째, 예수회 서강 공동체에서 세탁실을 담당해 온 수산나 자매이다. 수산나 자매님은 올 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 수도회원이라면 은경축도 훨씬 넘길 시간 동안 지근거리에서 예수회원들을 마주하고 성실히 일 해온 그에게 그 간의 소감과 예수회 공동체에서 일하게 된 인연을 물었다. 그는 그저 감사하다고 말하며 운을 뗐다. 옛날에는 사무실에서 공판타자를 치는 일을 했었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서 일을 쉬게 되었는데 레지오 단장 언니가 서강대 안에 있는 신부님들 공동체가 있는데 거기서 봉사를 해보지 않겠냐는거에요. 처음엔 봉사로 시작했죠. 그런데 하다보니 이게 봉사의 사이즈가 아닌거죠. 나중에 가서 직원으로 채용되었어요.” 그는 봉사로 시작했던 만큼 직원으로 일을 하면서도 신부님들이 하시는 일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봉사하듯 일했다고 덧붙였다

 

KakaoTalk_Photo_2019-11-25-22-31-37.jpeg

세탁실에 있으면 다른 몰라도 신부님들 수사님들이 얼마나 가난하게 사시는지 있어요. 옛날에 미국에서 선교사 신부님들은 옷이 헤져서 다녔거든요.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게 일인데 속이 상하기도 했죠. 서강대학교가 커지고 예수회 규모도 커지면서 신부님들도 많이 깔끔해지셨어요. 그리고 성격들도 보여요. 세탁물에 돈을 넣어두고 빨래를 돌리는 사람은 여러그래요. 세탁기에 둥둥 돈을 건지느라 난리를 적도 있어요. 하하.”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하는 예수회와 회원들, 그리고 사회의 역동을 모두 지켜봤을 그다. 오늘 직원 연수를 하면서도 새삼 느꼈어요. 세상이 많이 달라졌구나. 감사하죠.” 


지난 시간 기억에 남는 예수회원들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그의 얼굴에서 어머니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힘들었던 기억까지 감사하다 말하는 그를 보며 문득 하느님께서 예수회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일하겠다고 모인 열정적인 이들을 위해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들을 인내하고 함께 동반하는 이들을 보내신 그 자비하심을 생각하니 말이다. 이토록 놀랍고, 경이로운 사랑과 헌신이 그간 많은 공동체 안에서 꾸준히 이어져왔으며 이렇게 숨겨져 있었다니! 


저녁이 지나 일부가 서울로 떠나고 다음 날, 현리에서 하룻밤을 묵은 직원들은 가까운 남이섬으로 자리를 옮겨 야유회를 즐겼다. 비가 왔지만 오랜만에 친교를 쌓고 위로를 나눈 정을 막을 수 없었다. 비에 젖은 낙엽길을 거닐고 사진을 찍으며 모두들 주어진 시간을 한껏 만끽했다. 저마다의 소임도, 개성도 다르지만 하느님 사명을 행한다는 책임으로 또는 예수회의 정신 안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주님의 벗이 아닐까.  (정다운 안젤라, 관구 본부)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