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소식

[공지] [관구소식] 예수회 한국관구 4명의 부제 서품식 -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길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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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한국관구 소속 4명의 예수회원이 지난 10월 26일 토요일, 필리핀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의 제수 성당에서 부제로 서품되었다. 부제 서품식은 필리핀 카바나투안 교구의 소프로니오 (Sofronio A. Bancud) 주교의 집전으로 거행되었다. 새롭게 서품 받은 9명의 부제들 중 예수회원은 8명이며 그 중 한국 예수회원은 김민호 마르티노, 김우중 스테파노, 김학준 미카엘, 김현직 토마스까지 총 4명이다. 이 날의 부제 서품식을 축하하기 위하여 예수회 아시아태평양 지역구 의장 토니 모레노 신부와 필리핀 관구장 준 비라이 신부가 공동 집전하였고 네 명의 부제들이 지난 1년간 신학 공부를 위해 생활했던 아루페 공동체 원장 리오 무르산토 신부를 비롯하여 여러 예수회 신부들이 자리를 빛냈다. 한국관구에서는 소치우스 김용수 신부가 참석하여 네 명의 젊은 후배 예수회원을 축하했다.

새롭게 서품된 네 명의 부제들이 한국의 예수회 형제들과 후원회원들, 은인들, 협력자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소감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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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마르티노

부제란 사람들에게 봉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주님께 봉사하듯이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봉사하십시오.” 부제품 예식 강론 중에 주교님께서 당부하시는 말씀입니다. 초대 교회로부터 내려온 부제 직무에 따른 당연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곰곰이 그 뜻을 헤아려보면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 섬김의 바탕에는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어 사람으로 오실 때부터 죽기까지 순명하신 그분의 일관된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그 깊이를 조금씩 느끼며 너도 그렇게 실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여전히 목마름을 느낍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베푸신 사랑에 제대로 갚아 나가지 못할 때도 있겠지만, 여전히 저희 가운데 당신의 영을 보내주셔서 함께 일하심을 믿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저희를 통해 도움이 간절한 이들에게도 당신 사랑의 손길이 퍼져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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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스테파노

이곳 필리핀에서 부제품을 앞두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Are you ready?(준비 되었니?)”였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I am not ready, but God is always ready.(저는 준비가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미 준비하셨지요.)” 대부분은 농담으로 받아들였는데, 한 수사는 이렇게 다시 답해주었습니다. “You are ready because you know yourself.(네가 너를 아는 걸 보니 준비가 되었구나.)”

부제품을 앞두고 저 자신을 아무리 살펴보고 따져보아도 부제직에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상상으로 혼란스러워졌고, 두려움이 엄습하였습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는 것 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부제품 준비 피정 때에 하느님께서 이 직무를 허락하셨다는 믿음을 다시금 얻을 수 있었습니다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루카 7,47) 하느님께서는 아마도 이 과정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더 크게 느끼길 원하신 것 같습니다. 합당하지 않음에도 불러주셨음을 알고, 저의 그 많은 죄를 아시면서도 허락하셨음을 알고 당신께 받은 사랑을 죄를 용서받은 여인처럼 삶으로 드러내길 원하신 것입니다.

너무도 미칠 듯이 기쁜 중에 부르짖었습니다. 오 제 사랑이신 예수여! 제 성소를 마침내 찾았습니다. 제 성소는 사랑입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자서전에서우리는 모두 각자 고유한 길을 가고 있지만, 모든 성소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부제라는 직무는 많은 길 중의 하나이지만,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제가 사랑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길이기에 허락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과분한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저도 성녀 데레사가 갈망했던 것처럼 어머니이신 교회의 마음 속에서 사랑이 될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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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준 미카엘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예수회의 기다려 주심으로 나약한 제가 부제품을 받습니다.

20092월 입회를 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준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예수회에 와서 형제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제품을 준비하면서 그 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때로는 기뻤고, 아프기도 했고,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분들의 만남과 격려, 그리고 기도가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 제가 부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우리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마음을, 그 손길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알아듣게 되는 이 여정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게 주어진 이 수도 여정을 조금은 더 용감하게 걸어가고 싶습니다.그리고 더욱이 부제 서품식에서 주교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해지는 이 말씀을 마음에 품고자 합니다. 복음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실현하는 복음의 일꾼이 되십시오. 신앙의 신비를 깨끗한 마음에 간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입으로 전할 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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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직 토마스

새롭게 주어진 직무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할 것이다’ 당차게 포부를 밝히기보다는, 교회를 통해 주어지는 부제의 직무를 주어진 대로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직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대한 감투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의무를 덧입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어진 직무에 모자란 저의 존재를 예수님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염치를 오래 잃지 않는다면 참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주신 것처럼, 이 부족한 걸음의 여정에 기도와 조언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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