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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ALSE 행사 리포트] 한국내 필리핀 학생들 : 한국에는 이주민의 자아실현을 위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 김민 신부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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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E의 한국내 필리핀 학생들: 한국에는 이주민의 자아실현을 위한 공간이 존재하는가?

 -김민 (예수회 한국관구 홍보국장 /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 이주사도직 네트워크 책임 자 /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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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월 14일 세계 이민의 날 담화에서 다음과 같이 이민과 난민(정확히는 이주민과 난민이겠지만 교회의 번역을 따라 ‘이주와 난민’으로 표기)에 대한 우리의 네가지 동사를 언급하였다.“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모든 이방인은 예수 그리 스도를 만나게 해주는 기회입니다. ... 이와 관련하여 저는 “[이민과 난민에 대한] 우리 의 공통된 응답은 다음 네가지 동사, 곧 환대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로 구 분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네가지 동사-환대와 보호, 증진과 통합-는 이주와 난민에 대한 교회의 응답의 틀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네가지 동사 중에서 증진이라는 단어는 한국어로 표현이 조금 어렵다. ‘증진하다’는 말은 ‘기운이나 세력을 점점 늘려나고 나아가게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두에 둔 ‘증진’은 가능성의 성취를 의미한다. 같은 담화에서 교황은 이렇게 표현하였다. “증진하기는 본질적으로 모든 이민과 난민이... 인간으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권리를 부여받았음을 보장하려는 확고한 노력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주와 난민에 대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생존을 보장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이상의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기를 바라며, 이주나 난민 역시 포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입장은 어찌보면 굉장히 ‘급진적으로’ 보인다. 최소한 우리에게는 말이다. 

 

예컨대 우리는 한국의 필리핀 이주노동자나 예멘 난민이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사진수업을 받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다지 호의적인 시선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에, 교구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그룹홈에서 한달간 머문 적이 있었다. 그 때 자원봉사자 한분이 그룹홈에 있는 드럼 세탁기를 보면서 ‘왜 여기에 이렇게 비싼 세탁기가 있냐?’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우리 안에 어떤 서열과 위계의식이 뿌리박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정신 안에는 어떤 피라미드 가 있는데, 그 피라미드의 위계에 따라 사람들이 분류되고 또 그 분류에 따라 사람들이 누리고 향유할 시간과 취향이 존재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예수회 이주노동자 센터에서 일할 때 교회의 독실한 신자분이 이주노동자들이 먹으라고 자신이 먹다 남긴 떡을 한상자를 보내온 적이 있었다. 온전한 것을 먹을 온전한 사람들, 그리고 불완전한 것을 먹을 불완전한 사람들. 우리가 그 불완전한 사람들에게 노동할 자격과 그 임금을 받을 자격을 주었으면 되었을 뿐, 그 이상은 그들에게는 사치이며 주제넘은 것이라는 생각들. 김포 이웃살이(이주노동자 센터)에서 일할 때 택시를 타면서 괴롭게 듣던 말들. ‘요즘 걔네들은 차를 몰고 다녀요! 차를! 분수도 모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기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완전한 것을 향유할 자격이 있는 완전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자신이 완전해지도록 노력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아의 실현, 자기의 실현은 부자들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이의 것이며, 여기에는 이주와 난민 역시 해당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ALSE 두번째 사진_학생들.JPG

 

지난 10월 5일 토요일 예수회 센터에서 이와 관련하여 매우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예수회 필리핀 관구의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에서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는 ALSE의 개강모임이 있었던 것이다. ALSE는 아테네오 리더십 및 사회적 기업 기술 교육의 약자 이다. ALSE는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필리핀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 로그램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기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몇 년전부터 논의가 있었고, 특히 지난 4월 한국에서 열렸던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 역구 이주사도직 네트워크에서 그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지리한 논의 끝에 지난 10월 5일 드디어 ALSE가 한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필리핀 결혼이주민들이나 이주노동자들이 가정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심리적인 문제들이나 가정경제의 유지와 같은 재정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실천적인 기술을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 이 프로그램의 본질이 아니다. 아, 정확히 말하면,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이제 이주민들이 자신의 생존이나 적응에 전념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에 나서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빌려서 말하면, “인간으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이다. 이들이 시작한 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하는 여정에 우리는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다음은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실현되는데 큰 기여를 한 두사람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ALSE의 목적은 필리핀 이주민들이 서로를 도와서 효율적인 리더가 되고 재정적인 교 육을 받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가정,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를 돕기 위해 사회적 기업에 관한 기술을 연마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다음의 이냐시오적 특징을 강조합니다. 식별, 여정에 있어서 동반자 의식, 마지스, 남을 위한 사람, 하느님의 더 큰 영광과 같은 특징을 말입니다.” (에드가 발렌주엘라,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 행정대학 교수) 

 

한국에서의 이 프로그램에 관한 계획이 있습니까?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첫 번째 파일럿 프로그램이 성공적이고 또 한국 담당자(필리핀 결혼이주민 김 페 씨)와 졸업생들이 자원봉사자로 계속 함께 하고자 한다면, 2020년 2 회기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에드가 발렌주엘라,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 행정대학 교수)

 

예수회 한국관구에 당부할 말씀이 있으신가요? 

“학생들이 일년에 한차례라도 하루 피정 recollection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 업과 관련된 지원이 좀 더 이루어지고 한국의 예수회원들이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여해 주신다면, 그리고 졸업식 때 미사가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에드가 발렌주 엘라,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 행정대학 교수) 

 

다음은 한국 프로그램 담당자인 필리핀 결혼 이주민 김페 씨와의 인터뷰이다.

 

이주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응답이 어떻다는 인상을 가지시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의 가톨릭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이주노동자와 특히 결혼이주민 에 대해서 많은 지원이 있으니까요. [가톨릭 다문화 센터와 이주노동자 센터의] 프로그 램에서 외국인들의 필요에 응답하고 있고 특히 무료 의료지원과 치과진료, 의약품 지원 등은 매우 유효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들 센터에서는] 결혼 이주민들이 한국인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영적 동반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많은 한국인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개인적으로 교회의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결혼 이주민/ ALSE 한국담당 자원봉사자 김페) 

 

수회 한국관구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나요? 

“학생들을 위한 피정 recollection입니다. 특히 사순시기 동안 말입니다. 물론 모든 학생 들이 참여하지는 못할 것이지만요. 일부는 일 때문에, 또 일부는 그들의 종교가 가톨릭 이 아니라서 말이죠.” (필리핀 결혼이주민/ ALSE 한국담당 자원봉사자 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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