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소식

[공지] [인권연대] 2019 인권연대연구센터 강좌 리포트 ‘잊혀진 위안부 – 은거 또는 투쟁한 그녀들’

20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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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인권연대 연구센터 강좌

잊혀진 위안부 은거 또는 투쟁한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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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잊히지 않을 사람의 역사를 바라보다


920일 금요일, 예수회센터 대강의실에서는 인권연대 연구센터가 주관한 잊혀진 위안부 은거 또는 투쟁한 그녀들강좌가 열렸다. 이 날 강좌에는 대강의실을 제법 채울 만큼의 사람들 50여명이 모였다. 강단에 선 청암대 재일 코리안 연구소의 박미아 교수는 위안부라는 용어가 지닌 한계에 대해 짚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위안부라는 용어는 당시 위안소를 운영했던 군에 의해 사용된 용어이기에 개념적으로 성노예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겠지만 경험자들(성노예 피해자들)의 의견에 의해 여전히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박미아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위안부라는 말이 얼마나 예민한 용어이고 따라서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야할 용어인지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위안부라는 용어를 너무도 흔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위안부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위안소의 설치 목적, 그 수와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또한 오늘날 위안부를 둘러싼 논의들 - 수정주의자들의 논리에 대한 지적, 자발적인 참여 여부를 놓고 벌이는 논쟁 등 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를 무심하게 헤집는 방식으로 폭력적인 흐름을 띠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쏟아진 여러 증언들과 발굴된 기록과 자료 등은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또렷하게 증거하고 있다. 다만 박미아 교수는 이 강의에서는 잊혀진 위안부로 두 명의 할머니의 사례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했다. 이는 개인의 삶- 이야기에 초점을 둔 미시사의 방법론에 입각한 것으로, 함께 깊이 들여다 볼 두 위안부의 삶을 인권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초대했다.

 

 

두 할머니, 은거와 투쟁의 역사


사례로 꼽힌 두 명의 위안부 피해자 배봉기 할머니와 송신도 할머니는 모두 빈곤 가정 출신의 비식자 층이며 선택권 없이 비자발적으로 위안부 생활을 시작하였고 이로 인한 강제적 성 수탈을 당한 피해자이다. 또한 두 분 모두 전후 귀국하지 못하고 일본에 재류하였으며 이후 위안부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문제와 분단 상황 등으로 고향으로부터 차별받는 아픔을 겪었다. 두 분 모두 가난과 차별, 국가폭력, 식민주의, 분단 상황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시대적 폭력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두 할머니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배봉기 할머니의 경우, 전후 방랑자의 삶을 살았다. 배봉기 할머니가 위안부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 역시 자발적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닌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에 의해 알려진 것이었고, 할머니는 가족들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고립된 삶을 살다가 고독사 한다. 송신도 할머니 또한 비자발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송 할머니는 이후 위안부 소송을 진행하고 활동가 모임을 조직하는 등 활동가의 길을 걸었다. 송 할머니는 최고심 패소 이후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라는 말씀을 남겨 대중에게 큰 인상을 준 바 있다.

 

두 여성은 비슷한 상황에서 은거하고 또 투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울 만큼의 시대적 고통을 온 생애로 겪어내고 상처받았던 삶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박미아 교수는 배봉기 할머니의 기록 중 할머니가 고향에 돌아가는 꿈을 자주 꾸었는데, 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고향집 앞을 서성이기만 했다.”라는 할머니의 말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날의 강좌는 위안부라는 전시 비극 안에서 두 여성의 삶을 깊숙이 살펴보며 이들의 마음 편에 서서 그 고통을 함께하도록 초대하는 시간이었다. 강좌에 참석한 50여명의 사람들은 두 시간 내내 함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두 할머니의 인생을 떠올리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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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되 따뜻한 마음으로 연대하는 길


박미아 교수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과 연민, 이들에 대한 연대의 정신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도, 감정적인 몰입으로 인하여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미아 교수의 말에 따르면 최근 수정주의자들이 세부적인 사실관계에 집중하여 위안부의 본질 자체에 대한 논점을 흩어버리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사실관계의 왜곡이나, 피해자 수, 구체적인 피해사실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 및 수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오늘날 동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외교적으로 뜨거운 화제로 자리 잡고 있다. 위안부와 관련된 소송 중 대부분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의 인정과 사과, 배상을 회피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숱한 논쟁과 싸움들이 할머니들 뿐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지치게 만들어 어느새 우리는 무뎌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날의 강연은 정치적 논쟁이 인권을 앞지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할머니 삶 안에서 우리가 마주한 비극들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공감하고 연민 어린 마음으로 기억해야 할 것들임에 틀림없었다. 강연에 참석한 이들 모두 기도하는 마음으로 두 여성과 수많은 위안부 피해여성들의 삶을 되짚어보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음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의 말미에 박미아 교수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께서 연이어 작고하고 계신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이 분들이 배우지 못하고 가난하였고 흔히 말해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 분들의 피해 사실을 축소하고 그 의도를 왜곡할 명분이 될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가, 그 분들의 삶의 비극을 우리 모두의 역사로 기억하고 위로해드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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